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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와 영양

채소 손질부터 조리까지, 영양을 지키는 주부 꿀팁

 

 

 

 

 

채소도 손질부터 조리까지, 영양 보존의 싸움이 시작된다 

 

채소는 그 자체로도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건강한 식재료’에서 ‘빈껍데기 식재료’로 바뀔 수도 있다. 특히 현대인의 식생활에서는 신선한 채소를 매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번 먹을 때 제대로 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채소는 의외로 섬세한 식재료다. 손질부터 조리까지 각 단계에서 열, 물, 산소, 빛 등 외부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으며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손실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비타민 C와 엽산(비타민 B9)은 매우 불안정한 수용성 비타민이다. 이들은 채소를 물에 오래 담가 놓거나, 강한 열을 가할 경우 쉽게 분해되거나 물에 녹아버린다. 뿐만 아니라, 잎채소의 경우 절단하는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되며, 공기 중 산소와의 접촉으로 인해 영양소가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채소는 손질한 즉시 조리하고, 조리한 즉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조리 방법에 따라서도 흡수율이 달라진다.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기름과 함께 섭취해야 체내 흡수가 원활해진다. 예를 들어 당근, 시금치, 케일 등은 소량의 식물성 오일과 함께 볶거나 무쳐야 베타카로틴이나 비타민 K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반대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삶기나 데치기는 수용성 비타민 손실을 가속화하지만, 찌기나 전자레인지 조리는 이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다.

결국, 채소의 진짜 영양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선 단순히 ‘신선한 채소를 산다’는 차원을 넘어, 손질과 조리, 보관까지 전 과정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알고 실천하는 주부는 식재료 하나에서도 건강을 지키는 능력을 갖춘 ‘작은 영양 전문가’라 할 수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성장기 아이들에게 올바른 영양을 제공하는 첫걸음이 바로 이러한 ‘채소 다루기 기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채소 세척, 너무 오래 담그면 안 되는 이유

흐르는 물에 빠르게 씻는 것이 가장 좋은 채소 세척 방법이다. 간혹 채소를 미리 잘라 물에 담가 두거나, 소금물이나 식초물에 오래 담가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수용성 영양소가 물속으로 쉽게 빠져나간다. 비타민 C, 비타민 B1, 엽산 등이 대표적으로 물에 녹는 영양소로, 10분 이상 담가두면 20~40% 이상 손실될 수 있다. 특히 잎채소는 표면적이 넓고 조직이 연하기 때문에 손실률이 더 높다. 따라서 채소는 요리 직전에 흐르는 물로 재빨리 세척하고, 잘라서 씻기보다 씻은 후 자르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냉장 보관을 위해 세척 후 미리 잘라놓는 것도 좋지 않으며, 세척 후에는 물기를 제거한 뒤 공기 접촉을 최소화해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 시, 열과 시간은 영양 손실의 핵심 변수

채소를 조리할 때 가장 큰 영양 손실을 일으키는 요인은 열과 물이다. 예를 들어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삶을 경우 비타민 C의 최대 50%가 손실될 수 있지만, 찜기나 전자레인지 조리를 활용하면 손실을 2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전자레인지는 짧은 시간 내에 수분 손실 없이 가열이 가능해 수용성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다. 반면, 조리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타민 C나 엽산과 같은 열에 약한 성분은 파괴되기 쉽다. 또한 팬에 볶을 때는 약불에서 짧은 시간 동안 조리하고, 되도록 뚜껑을 닫아 수분과 열 손실을 줄이는 것이 좋다. 뚜껑을 열고 볶을 경우 수분 증발로 인해 비타민 파괴가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조리 후 보관, 재가열까지 고려해야 진짜 ‘영양 지킴이’

조리가 끝난 채소를 보관하거나 재가열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 번 조리한 채소를 오랫동안 실온에 두거나, 여러 번 데우면 남아 있는 영양소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특히 비타민 C는 산소와 열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리 직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남은 채소를 저장해야 한다면, 공기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재가열은 짧고 고르게 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한 채소를 한 번에 많이 조리하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준비해 신선하게 섭취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요즘에는 냉동채소를 전자레인지에 바로 조리해 먹는 방식도 많아졌는데, 이는 불필요한 재가열 과정을 줄여 비교적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손질부터 보관까지, 영양을 아끼는 현명한 습관

채소는 ‘많이 먹는 것’보다 ‘제대로 먹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세척, 손질, 조리, 보관의 전 과정을 신경 쓰면 같은 채소라도 영양 흡수율과 건강 효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간단한 원칙만 잘 지키면 누구나 실천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30~40대 주부들이나 식단을 챙기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정보다. 채소는 영양이 가득한 만큼, 다루는 방법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오늘부터 식탁 위 채소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