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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와 영양

물에 오래 삶은 국물, 남는 영양소와 사라지는 영양소

추운 날씨나 몸이 허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따뜻한 국물 요리를 찾는다. 국은 단순한 음식 그 이상으로, 수분과 영양을 동시에 보충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그러나 국이나 탕을 오래 끓이는 동안 실제로 어떤 영양소는 국물로 녹아나오고, 어떤 영양소는 사라진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 무조건 오래 끓이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조리 시간과 방법에 따라 영양 손실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은 물에 오래 삶거나 끓인 국물 요리에서 어떤 영양소는 남고, 어떤 영양소는 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건강하게 국물 요리를 즐기는 방법까지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

물에 오래 삶은 국물, 남는 영양소와 사라지는 영양소
물에 오래 삶은 국물, 남는 영양소와 사라지는 영양소

 

1. 국물로 녹아 나오는 영양소

1.1 수용성 비타민 (비타민 B군, 비타민 C)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쉽게 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비타민 C, 비타민 B1(티아민), B2(리보플라빈) 등은 채소나 고기를 삶는 과정에서 국물로 빠져나온다. 국물을 함께 먹으면 이 영양소를 일부 섭취할 수 있지만, 조리 시간이 길수록 파괴율도 높아진다. 비타민 C는 고온에 매우 약해 30분 이상 가열하면 절반 이상이 손실될 수 있다. 반면, 비타민 B군은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국물에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1.2 무기질 (칼륨, 마그네슘 등)

칼륨, 마그네슘, 칼슘과 같은 무기질 성분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삶은 국물 속에 다량 남는다. 특히 채소나 뼈를 이용한 육수에서는 이들 미네랄이 국물로 추출되어 영양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나트륨 함량도 함께 높아질 수 있으니 짠맛 조절은 필요하다.

1.3 아미노산

고기나 뼈를 오래 끓이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아미노산이 국물로 녹아든다. 대표적으로 글루타민산이 국물에 많이 남아 감칠맛을 형성한다. 이러한 아미노산은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2. 국물 끓이는 동안 사라지는 영양소

2.1 지용성 비타민 (비타민 A, D, E, K)

지용성 비타민은 물에 잘 녹지 않지만, 높은 온도와 긴 조리 시간에 의해 점차 분해될 수 있다. 특히 비타민 A와 E는 산소와 열에 모두 민감해, 국을 오래 끓일 경우 상당 부분이 파괴된다. 지용성 비타민은 주로 지방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국물 요리에는 일정량의 건강한 지방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2.2 특정 항산화 성분

채소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예: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은 열에 매우 민감하다. 오랜 끓임 과정 중 파괴되어 국물 속에도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류에 풍부한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은 끓이는 과정에서 상당량 손실된다.

 

 

3. 국물 요리를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

3.1 가열 시간 최소화

비타민 손실을 줄이려면 가능한 한 가열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끓기 시작한 후에는 중불 이하로 줄이고, 재료가 부드러워졌을 때 바로 불을 끄는 것이 좋다. 특히 채소를 넣은 국은 오래 끓이지 말고 마지막에 살짝 익히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3.2 뚜껑을 덮고 조리하기

뚜껑을 닫고 조리하면 열과 수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 비타민 파괴를 줄일 수 있다. 동시에 조리 시간을 단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3.3 기름을 적절히 활용하기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약간 첨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나물국이나 된장국에 활용하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3.4 재료를 단계별로 넣기

고기나 뼈는 오래 끓이되, 채소류는 조리 마지막에 넣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렇게 하면 채소의 비타민 C와 항산화 성분을 최대한 지킬 수 있다.

 

4. 남는 국물 활용법

  • 미네랄 보충용 국물로 사용: 뼈 육수나 채소 육수는 별도로 보관하여 스프나 죽을 만들 때 활용하면 좋다.
  • 국물 식사에 채소 추가: 조리 후 추가로 신선한 채소를 넣어 비타민 보충
  • 염도 조절 필수: 국물 요리를 오래 끓이면 짠맛이 진해지므로, 최종 간은 신중하게 조절한다.

 

국물 요리는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따뜻한 위로이지만, 조리 과정에서 어떤 영양소가 남고 어떤 영양소가 사라지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수용성 비타민과 미네랄은 국물에 남지만, 열에 약한 지용성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은 쉽게 손실될 수 있다. 따라서 국물 요리를 할 때는 가열 시간을 조절하고, 재료를 단계별로 넣는 등 간단한 조리법 개선만으로도 훨씬 많은 영양소를 보존할 수 있다. 맛있는 국물 한 그릇이 몸과 마음을 모두 따뜻하게 해줄 수 있도록, 현명한 조리 습관을 실천해보자.